아브라함 카이퍼와 칼빈주의 원리
채계관
아브라함 카이퍼는 시대적 상황속에서 영적인 것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회적 전 영역에서 갈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빈주의가 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그에게 ‘원리’는 제반 사회적, 종교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방법이 된다.
카이퍼가 그의 칼빈주의 강연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는 단어가운데 하나는 '원리'라는 단어이다. 카이퍼는 이 원리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칼빈주의가 이 원리를 제공했다고 여긴다. 그 원리는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되며, 특히 과학과 같은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분야에는 더욱 이 원리가 요구되어진다. 그렇다면 이 원리란 무엇일까? 먼저, 카이퍼는 이 원리를 칼빈주의 예정론에서 찾는다. “높은 의미에 있어서 과학의 개척을 위한 당시의 가장 강력한 동기가 칼빈주의의 예정교리였다는 것을 지적할 때 이것을 이상스럽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예정에 의해 우리는 자연과 역사에 대해서 확실성을 발견하게 되고, “만물을 지배하는 안정과 질서”가 존재하게 됨을 깨닫게 된다고 카이퍼는 말한다. 그러므로 일치와 안정성을 추구하는 과학은 마찬가지로 일치와 안정성을 추구하는 칼빈주의 아래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물의 일치와 안정과 질서에 대한 신앙은 개인적으로는 예정의 신앙으로서 우주적으로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경륜의 신앙으로서 과학에 대한 사랑을 크게 불러 일으키며 강력하게 키우는 것이다.”
또한 이 칼빈주의 원리에는 자연에 대한 자각이 들어있다. 로마 카톨릭처럼 자연과 은혜를 이중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발겨할 수 있음을 고백할 때 과학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발생하여 과학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칼빈주의적 신앙고백이 신인식의 두가지의 방법으로서 성서와 자연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칼빈이 다른 많은 신학자들과 같이 단순히 자연을 하나의 보조적 항목으로 다루지 않고 항상 성서를 한쌍의 안경에 비교하여 저주의 결과로 말소되고 있는 자연이라는 책속에 하나님이 직접 쓰신 거룩한 사상을 다시 독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보는 점이다.”
카이퍼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칼빈주의 원리는 일반은총의 교리이다. 이 원리는 “우리의 본성의 부패로서 이해되는 죄에 적용”된다. “하나님은 일반은총에 의하여 인간속에 있는 죄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하여 그 힘을 깨뜨리고 인간의 악한 정신을 길들이고 그 국가와 가족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의 본성이 이 정도의 부패에 머물고 있는 것은 하나님이 일반은총에 의하여 타오르는 불꽃을 막고 있는데 기인하는 것이다.” 세상과 교회를 이중적 구도속에서 봄으로서 세상은 악, 교회는 선으로 보게 된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서 도저히 살 수 없고 산속에 은둔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칼빈주의의 일반은총의 원리는 오히려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음을 말하고 그 이유로 과학과 산업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끌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다.
카이퍼에게 이런 원리들이 칼빈주의가 가지고 있는 원리들이며 세상을 이끌어가는 원리가 된다. 결국 칼빈주의는 세상 문화의 주변인이 아닌, 주체세력으로서 그 활동들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모든 진정한 칼빈주의자에게 있어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축복은 공적이 아니라 중생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성도의 인내에 의하여 보증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앙의 확실성으로써 면죄부의 매매를 대신한 칼빈주의는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그리고 땅위에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는 창조의 질서에로 모든 기독자를 다시 불렀던 것이다.”
참고문헌
아브라함 카이퍼, “칼빈주의 강연”
헤르만 바빙크, “Creation or Development,” Methodist Review, 61 (1901)